나와 선화의 결혼식

 결혼식이 있는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아침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제 학장동 집에 들렀다가(컴퓨터 연결하고) 다시 의국으로 와서 포스터 준비하고 집에 와서 잔 시간

이 새벽 3시였는데 새벽 4시 반에 한 번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 보다 다시 잠이 든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계속 자서 아침 9시가 되었다.

 오전내내 우리집은 어수선 그 자체였다.

일단 동네 목욕탕에 목욕하러 가서 30분 있다가 나온 시간이 9시 50분. 흰 와이셔츠 안에 색이 있는 내의는 안 어울린다고 해서 흰 내의를 찾는다고 10분을 보내고 다시 주훈이가 시장에 가서 사온 것이 30분이 지나서였다.

 오늘 내가 움직이는 것을 도와 주기 위해 사천에 사는 전승훈이 카니발(승합차임)을 몰고 방문했다, 승훈이는 고 2때 내 짝지였다. 승훈이를 고 2때 서부산교회로 인도한 뒤 구미의 금오 공대를 다니면서 집이 사천인데도 불구하고 서부산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했다. 승훈이는 1년전에 결혼을 했었고 나 역시 사천까지 가서(정말 바쁜 일과 중에서) 결혼식에 참석했었다. 승훈이는 지금 사천에 살고 있다.

 승훈이의 부인도 함께 왔었고 우린.....12시까지 선화집으로 가기로 했기에 내가 양복을 입는대로  출발했다. 물론 출발하기 전 할머니께 인사도 드리고 모두에게 인사도 드렸다.  모두가 날 먼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선화집에 도착한 것은 12시 15분, 선화방에서 선화가 신부화장을 하고 있었다. 선화의 사촌동생이 서울에서 신부화장이며 드레스 대여등을 하고 있어서 이번에 선화를 위해 수고를 하고 있었다. 화장을 너무 짙게 해서인지 선화같지가 않았다. 수수한 선화가 더 좋은데....

 하지만 그로부터 한시간쯤 지난 1시 15분경에 드레스까지 다 입었을 때의 선화의 모습은 드레스가 그런 디자인이라서 그런지 '선녀' 같아 보였다.(참고로 선녀를 본 적은 없다.)  우린 승훈이의 카니발을 타고 1시 45분경에 개금교회 지하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선화는 신부 대기실로 가고, 난 교회당 입구에 서서 하객과 인사를 나누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왔었는데........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지만.....내과의국식구들, 8.9.10층 병동 간호사들, 김성일 교수님, 양웅석 교수님, 송근암 교수님 등의 내과 교수님들이 오셨다. 정한규 목사님, 이광현 목사님, 양승기 목사님, 이기석 목사님이 주례 목사님이신 박성호 목사님 외에 오신 목사님들이시고 ..........서울에서 온 수경이, 공보의로 있는 상헌이와 군의관인 신권이도 빼 놓을 수 없다.

서부산교회 중고등부, 대학부, 2청년회가 모두 왔고 동아고등학교 동문회에서도 왔다.

친척들은 말할 것도 없고, 흥진 복사 아저씨도 왔고......

 2시가 되어 예식이 시작되려고 할 때 난 교회본당 입구에 서 있었다. 모두가 이 예식을 기다리고 있었고 내게 큰 일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 것은 그 때부터였다.

 신랑입장...........난 당당히 걸어 들어가려고 애썼다. 좀 천천히 걸어야지.....

그리고 선화가 들어오고 우린 목사님 앞에 서 있었다.

대부분 그 앞에 서면 후들후들 떨리고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첫 찬송인 '오늘 모여 찬송함은...'을 목사님 뒤에 있는 화면을 보고 함께 불렀고 기도시간에 아멘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주례 목사님의 설교가 끝나고 결혼서약을 읽고 사인하고.....(참 이채로운 행사라...모두들 재미있어 했을 것 같다.........)

성경책 위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다음 날인 주일 날 저녁 개금교회에 방문했을 때 주례목사님은 내게 그 때 성경책이라고 하시면 새 성경책과 찬송가 한 권씩을 우리에게 주셨다.)  

축가 순서에는 이종사촌 동생인 성재가 나와서 곡을 불렀고(성재는 극동방송 복음송 경연대회 수상자 이다.) 두 번째는 서부산교회에서 세 번째는 기독학생회와 새벽별이 나와 불러주었다.

 서부산교회 축가는 내가 고른 것이다. '두 사람을 위한 기도'는 우리의 가정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에베소서의 내용을 담고 있기에 고르게 되었다. 병준이와 둘점이의 나레이션도 좋았고 모두에게 감사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기독학생회와 새벽별(기도학생회 학사모임)의 축가였는데 대규모 축가 인원이었다. 나중에 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너무 많이 와 축하해 준 것이 너무 감사했다.  곡도 좋았고 잘 불렀지만 후배들과 동기들이 모두 나와 부른 그 순간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행진을 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폐백을 드리고....

결혼식장을 빠져 나온 것은 4시 반이 넘어서였다. 마치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가족들이 나와 있었다. 개금교회 교인들도 몇몇 있었고 선화의 친구들이 많이 와서 목욕용품으로 만들어진 부케를 우리에게 건네 주었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얘기하고 헤어져야 했다. 부모님들이 끝까지 우릴 챙겨 주시고 불편한 것들을 체크해 주셨다. 그리고 그렇게 결혼식이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