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지야쩬뜨랄리 바자르....

에브라지야라는 말을 들은 것은 아스타나에 오고 난 다음 날이었습니다.  '에브라지야 바자르(시장)'는 이곳의 '쩬뜨랄리 바자르'와 함께 잘 알려진 큰 시장입니다. 그리고' 에브라지스끼 우니베르지쩨제(대학)'는 수도 아스타나에서 가장 먼저 손꼽히는 대학으로 이곳의 인재들을 길러내는 곳입니다. 물론 까작스딴의 대학은 알마티에 더 많고...많은 연구활동들이 알마티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지만 수도인 아스타나에도 최근에 이같은 대학이 세워지고 정부의 많은 지원을 받기 시작함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어쨋든 이곳에 계신 분들이 '에브라지야 바자르'와 '에브라지스끼 우니베르지쩨뜨(대학)'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 도시의 시장과 대학에 에브라지야라는 말이 동일하게 붙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그 뜻이 알고 싶어졌습니다.

에브라지야의 말뜻에 대해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지만...이곳에 와 계신 한인들은 잘 모르고 있었고...그 답은 김목사님의 통역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에브라지야는 우리말의 유라시아와 같은 뜻이랍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붙여 부르는 말이지요...러시아어에는 영어 알파벳 U가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 영어를 외래어로 빌려 사용하는 경우에는 u대신 B를 넣어 읽고 발음하지요..그러니까..원래 EUROPE과 ASIA가 합쳐져 EURASIA인데 이것을 러시아어로 적을 때...에브라지야로 된 것이죠...유럽과 아시아를 포괄하는 큰 도시..혹은 큰 대학..또 시장을 상징하기 위해 '에브라지야'란 단어에 집착하는 걸 보면서..까작스딴이 빨리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흔적을 엿볼수 있는 있었습니다.

바로 그 에브라지스끼 대학에 가 보았습니다. 아스타나의 큰 강줄기 이심강은 에브라지스끼 대학으로 가는 길에도 함께 흐르고 있었고..대학의 정문으로 들어가려면 강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 넘어 가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학 구내에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곳의 경비원들이 대학 관계자 외의 출입을 막고 있었고..때 마침 방학 중이라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대학의 입구..즉 강을 건너가는 다리는 정말 멋있습니다.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요트들과 이심강 강줄기가 시원하게 흘러 내리는 걸 보면 앞이 확 트이는 게 느껴지지요..

이곳에 와서 까작스딴에 있는 여러 대학에 소속되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해외봉사단원들의 말을 들어 보면..이곳 학생들은 정말 정말 공부를 안 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대학생들이 공부를 안하고 많이 논다고 얘기들 하지만 이 곳에 오면 그래도 한국 대학생들은 양반이라는 생각이 든다는군요.. 여긴 정말 말 그대로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수업 시간에도 거의 집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치 어린애들처럼 떠든다는군요...또 하나 까작스딴 대학 사회의 문제는 교수님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너무 낮다는 점입니다. 대학교수들의 급료는 100불도 안 되는 형편없는 수준이고..대학 등록금은 많이 받지만..대학과 교수진을 위한 투자는 거의 없어...아무도 대학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이가 없어 보이는게 현실입니다.

 왼쪽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에브라지스키 대학의 모습이고 오른쪽 모습이...다리 위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아스타나에 오신다면 이곳에 들르는게 필수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제가 가이드 한다면...)

이 날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였는데...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하늘 한 곳에서부터 검은 구름이 피어 오르기 시작하는데...전 멋있다 싶어 구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지요...

그런데 2분 후...강한 바람과 함께 빗줄기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아스타나의 날씨가 이렇습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오고....8월인데도 영상 48도와 영상 10도의 일교차가 있어서 도무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할 지 종잡을 수 없지요...

그러다 보니 세차하기도 어렵습니다. 세차를 하기만 하면 ...그날 저녁에 비가 퍼부으니...세차하는 재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아스타나 교통 경찰들은 흙먼지로 덮어쓴 차들을 세워 벌금을 물립니다. 수도인 아스타나의 미관을 해친다는 거지요...그러다 보니..사람들은 햇볕이 나면 너도나도 집앞에서 세차하던지...세차장으로 차를 몰고 갑니다.(이곳의 세차 가격은 600텡게(우리돈 6000원) 정도입니다.)

아무리 바람이 불고 비가 와도 선화와 형민이는 저와 항상 함께 있습니다.

아스타나의 생활이 외롭기 때문에 제가 외출할 때는 늘 선화와 형민이를 데리고 나가지요...집에 있으면 여간 심심한 게 아니니까요...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형민이의 모자를 꼭 씌워서 차로 달려가는 게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왼쪽 사진의 건물이 대학 건물이고...아랫쪽에 까작스딴의 예쁜 꽂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까작스딴은 일조량이 많고 햇볕이 강하기에 꽃잎의 색이 한국보다 훨씬 뚜렷하고 원색에 가까와... 보기만 해도 참 예쁘지요...

에브라지스끼 대학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에브라지야 바자르(시장)가 있습니다. 이 바자르의 특징은 건물 안에 서는 현대식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알마티의 질료니 바자르나 아스타나의 쩬뜨랄리 바자르와 달리 건물 안에 바자르가 서도록 해 놓은 이유는 9월에 첫 눈이 내리고 ...겨울에 영하 40도의 추위가 몰아 닥치는 아스타나의 현실을 고려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장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건물인 것입니다. 원래 아스타나에는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되어 이루어진 것이죠,..그래서 도시를 설계할 때 날씨를 고려해 이러한 시장 건물을 짓도록 한 것입니다.

왼쪽 사진이 바자르의 외형입니다. 언뜩 보면 박람회장 같은 이 바자르에는 백화점 같이 각종 공산품과 옷들을 비롯해서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화나 저나...이 바자르보다는 재래 시장인 쩬뜨랄리 바자르를 더 선호합니다. 그 쪽이 더 볼거리가 많고 가격도 싸기 때문이죠..

단지...아주 추울 때...이용할 수 있고...이 바자르의 일층에서 만나 고려인 상인 '김씨' 아줌마를 통해 배추를 구하는 루트를 확보했다는 게 에브라지야 바자르에서 얻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왕 바자르 이야기가 나온 김에...노래를 부르면 우리가 한국 사람이란 걸 느끼게 됩니다. 우리의 모국어로 얘기하고 찬송하고..살아가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은 곳에선...힘들고 답답하기 때문이지요... 

아스타나에 올라와서 며칠 후 가정 예배를 마치고..우리에게 너무 찬양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기타를 꺼내 함께 밤늦게 찬양을 했습니다. 한국이 멀리 있다고 느껴지는 밤...에브라지야의 한 복판에 있지만(중앙 아시아니까...) 우리는 한국어로 찬양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 계심을 감사하게 됩니다.

낯선 땅에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가는 조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인 것 같습니다.  200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