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에서 인사드립니다.

2001년 8월 13일 아침...우린 알마티에서의 2개월 20일 동안의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정착지인 아스타나로 향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아침에 세진 엄마(김동환 선생님 사모님)께서 저희를 위해 차를 움직여 주셨고...우린 아침 9시 반 경에 대사관으로 가서...국제협력단 현지사무소와 대사관 관계자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한카병원으로 갔습니다.

왼쪽 사진에서와 같이 짧은 기간동안이나마 함께 일했던 한카병원 식구들과 작별을 한 뒤.....병원 주차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사진에는 한방과 선종욱 선생님, 내과 김동환 선생님 내외, 치과 장재필 선생님이십니다.)병원 앰불란스를 이용해서 장선생님과 김선생님 사모님과 함께 공항까지 갔습니다.

공항에는 협력단 현지사무소장님이 배웅하러 나오셨고....정겨운 분들의 환송을 받으며....공항 국내선 청사의 검색대를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알마티 공항은 지금 새로 청사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사진이 국내선 대합실인데....마치 어느 도시의 고속버스 휴게실 정도의 크기에... 까작스딴 제 1의 도시의 공항이라고 하기엔 너무 협소했습니다.

12시 55분 비행기인데...12시가 되기도 전에 검색대를 통과해서...안으로 들어갔지요...형민이가 오늘 따라 유난히 움직이고 나부대길래 선화와 전...슬슬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한국에서 알마티로 날아올 때는....정말 신기하게도...하나님의 도우심을 받고...비행시간 내내 형민이가 깊은 잠에 빠져 전혀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었는데...이제 3개월이 지난 오늘....이젠 말을 하려고 옹알이를 크게 해대는 바람에 주변 사람을 놀라게 하는 형민이가..1시간 반 동안 비행기 안에서 조용히 있을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7개월 당시에 비해...형민이는 많이 커서...이제 신발을 신고 공항 청사를 샅샅이 걸어 다니려고 합니다. 30여분 동안 형민이 기저귀를 갈고....함께 놀아 주느라 정신없이 보내다...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공항 버스를 타고...비행기가 대기해 있는 활주로로 가서..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지어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한가지 이색적인 것은 우린...탑승구(Gate)로 들어갈 때...비행기 탑승권을 검사하는데...여기는 버스로 활주로까지 간 뒤...비행기에 오르는 계단에서 우리의 탑승권을 검사하더군요...

국내선 제 1의 노선이겠건만...비행기는 작은 편이었고...승객들의 좌석도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린 함께 붙어서...새로운 곳을 향한 설레임으로 비행기가 날아 오르길 기다렸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한 가지 불편했던 건....우리 나라보다..좌석 위의 짐 넣는 칸(캐빈?)이 너무 좁아...한국의 비행기에선 충분히 넣을 수 있었던 여행용 가방을 올려 두지 못하고 무릎위에 둔 채...여행해야 했던 점입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기 전까지..아니나 다를까...형민이는 앞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고...옆 사람이 보고 있는 신문을 뺏고..소리를 지르면서...공포의 여행이 될 거라는 걸 암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형민이의 주의를 끌 만한 장난감도 없고..우린 꼼짝없이 비행시간 내내 형민이에게 시달려야 할 것 같았고..주위 승객에게도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비행기가 활주로 위에서 이륙하려고 가속도를 내는 순간...여느때와 마찬 가지로...선화는 형민이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서...제발 이륙하는 순간이 무사히 넘어가길 기도했습니다. 저 역시...무사히 비행이 시작되길 기원했지요...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붕 뜨는 순간에도 형민이는 계속 물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울지 않고.... 그리고 한 참...비행기가 공중에서 위치를 잡을 즈음....형민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선화와 전....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며...너무 감사하다는 무언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3개월 전과 정말 똑같이...비행이 시작되자 형민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우린 이 일이 하나님이 인도하신 일이라고 믿습니다.

형민이도 힘이 들지 않고..우리도 평안하게 아스타나로 향하도록 하나님은 형민이를 깊은 잠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비행기 안에서...기내 서비스로 나오는 음료수도 마시고...국내선임에도 불구하고 제공되는 기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움직이느라...제대로식사도 못했는데...기내에서 식사도 하고..충분히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행기는 오후 2시 반에 아스타나 공항에 내렸습니다.

수도의 공항답게..알마티 공항보다 훨씬 현대시설이고 깨끗했습니다. 공항으로 마중 나오신 김명휘 목사님(예장 합동 파견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아..공항을 빠져 나왔고..목사님의 집에서...저녁 8시까지 휴식을 취했습니다.

사실 우리 짐이 트럭을 통해 어제 오후 5시 경에 출발했기에...아스타나에 도착한 그 날...6시 경이면 짐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여기고 연락처이기도 한...목사님 댁에서 우리 짐을 실은 트럭이 아스타나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으려고 기다린 것인데...저녁이 되도록 연락이 오지 않다가...저녁 8시 경에...방금 가라간다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가라간다에 도착했다면...4시간 뒤인...자정이 넘어서야 ..트럭이 아스타나에 도착할 것이라서...우린 목사님 댁에서 나와...일단 새로 살 게 된...우리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아파트는 빠베다 63-1번지 KB 14입니다. 아파트 6층이지요....사말의 우리집보다 훨씬 큰 아파트였습니다. 방은 3개이지만...모두 큰 방이었고...거실이 큰 게 맘에 들었습니다. 손님을 초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하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약간 오래된 건물이라...바퀴벌레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게다가 전 주인이 8월 초에 휴가 여행을 떠나 버려...13일 동안 빈집이었기에....약간의 곰팡이 냄새도 났습니다. 게다가 지금 공사중인지...더운 물이 안 나왔고...가스렌지를 사용하는데...가스가 나오지 않아...가져 간 ....부탄가스 버너로 형민이 분유물을 데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세탁기는 좋은 것이었지만...세탁기로 물이 들어가지 않아...세탁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이 모든 문제점들을 모르고 넘어 갔는데...하루가 지난...오늘에서야 이런 문제점들을 파악하고...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말의 깨끗한 우리집이 그리웠지만...낯선 곳에서의 처음은 힘드는 법...선화와 전..서로에게 격려하면서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위 오른쪽 사진이 저희 집의 오른쪽 모습입니다. 방 2개의 출입구가 보이고 끝에는 거실로 통해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안방 말고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는 방인데....가구는 없어서..책을 방바닥과 창틀에 늘어 놓았습니다. 집주인이 휴가 다녀오면..책장과 책상을 사 주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그때까지는 이렇게 컴퓨터나 악기...그리고 책을 바닥에 두기로 했지요...

왼쪽은 위 사진에는 안 나온  부엌입니다....부엌의 조리 공간은 아주 크고 식탁도 여유가 있어서...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형민이는 사말 보다 넒은 이 집이 맘에 드나 봅니다. 보행기를 밀고 다니면서...소리를 지르고 웃곤 합니다...아마 한국에선 이렇게 큰 집에서 살 수 없었겠지요...

알마티에서 온 우리 짐은 자정이 넘어 도착했고...우린..시간이 너무 늦어...다음날 아침에 짐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다음날...바자르에 가서...짐을 옮기는 일군을 3명 불렀습니다. 3명이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 아파트 6층까지...짐을 운반해 주어...겨우 이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은 하루 종일...짐을 제 자리에 배치하느라...바빴고...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이 곳에 있는 람스토르를 방문해서 진공 청소기를 사 가지고 와...방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했습니다.

그 다음 날인 오늘....우린 ...자동차의 기름도 넣고...세차도 하고...바자르에 가서...플러그가 맞지 않는 콘센트에 필요한 어댑터..그리고 여러 가지 물건들을 준비했습니다. 이젠 알마티에 처음 왔을 때와는 달리 차도 있고..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적응하는 속도가 빠를 것 같습니다.

알마티는 약 북위 43도에 위치한 곳입니다...대한민국이 북위 38도선 아래에 위치한 걸 감안하면...아주 북쪽이지요...그래도 알마티는 한국보다 날씨가 좋다고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여기 아스타나는 북위 51도 정도 됩니다...그래서 그런지...아침에는 초겨울 처럼 쌀쌀해서...긴 팔을 입어야 합니다.....전 어제 아침에 자동차를 주차장에서 빼 오려고 나가면서...한국에서 겨울 아침....동네를 거니던 때의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선화와 전..약간의 두통을 겪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서 알마티에 왔을 때도 한 달 내내 머리도 아프고...몸이 피곤했는데....지금 역시 아스타나로 온 지 3일째....비슷한 증상입니다. 이게 현지에 적응하는라 생기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일종의 여행 피로 같은 것이겠지요......알마티에서 살 때...사말의 저희 집은 해발 900미터 이상 지역이었습니다. 한국 같으면 대관령보다 훨씬 높은 지역이지요...톈샨 산맥이 눈 앞에 펼쳐지는...

그런데..여기는 낮은 평원 지대입니다...기압이 갑자기 차이가 나는 곳에 살려고 하니까...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약간의 두통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차 소개하겠지만...아스타나의 첫 인상은 아주 좋습니다.

일단 깨끗하고...거리의 건물들도 다양한 색상을 보입니다. 알마티는 우중충한 색깔이 대부분이었는데..여긴 ..아주 밝은 거리의 풍경입니다.

그리고 도로의 노면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알마티는 노면 상태가 안 좋아..자동차를 운전하면...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것 같았는데..여기의 도로들은 6차선이 많고...아주 노면 상태가 훌륭합니다. 여기 계시는 김목사님 말로는 도로를 깨끗하게 닦는 차들도 지나 다닌다고 합니다.

수도이기에...여러 관청들과 기념물들이 보이고...여기도 알마티처럼...람스토르도 있고 쭘(백화점...)도 있습니다. 중국음식점과 한국 음식점도 있지요....

아스타나에서의 첫 인사는 이 정도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스타나에는 한국인이 13명 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선교사님 가정입니다.

여기에 우리 가정...3명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선화나 저나...한국인들은 많이 없지만...이곳의 현지인들과 잘 어울려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아스타나에서 펼쳐지는 우리들의 또 다른 이야기들을 기대해 주세요...

아직 알마티에서 겪은 많은 얘기들을 소개하지도 못했는데..아스타나로 오게 되었습니다. 알마티에서의 경험들도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아스타나에서 새로운 정착을 하는 우리 가정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여러분이나 저나...같은 목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체들입니다. 함께 웃고 울고...느낄 수 있는 일들이 저희 가정을 통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2001년 8월 13일...무사히 아스타나에 도착했습니다.   200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