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 선교지 탐방 2 - 살렘 교회

 알마티에서 두 번째로  돌아본 교회는 살렘교회입니다. 살렘교회는 10년 전 구 소련의 붕괴와 동시에 열려진 까작스딴 선교 초창기 시절...한국의 침례교단에서 파송한 주민호 목사님등이 설립한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현재 3-4백여명의 까작인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곳으로 성장했고 최근 들어 교세가 부쩍 커지고 있는 교회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까작스딴을 방문하는 단기선교팀들이 한 번은 들려 볼 만한...선교지에서 제대로 뿌리가 내려진 교회로 평가되고 있었고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그 규모에 적잖게 놀랄 정도였습니다.

교회당은 알마티의 한 대학강당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는데...옛날 스펄젼 목사님이 큰 강당을 빌려 대규모의 청중들 앞에서 말씀을 전했듯이...이 교회도 따로 예배당을 건축한 것이 아니라...이 큰 공간을 빌려 예배드리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교회당으로 들어가면서 이곳의 대학 내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었는데..역시나...아파트의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처럼...이 곳의 복도나 건물 내부의 분위기도 가라앉고 어두운 표정이었습니다.

형민이를 데리고 김동환 선생님 가정과 함께...살렘교회에 들어섰습니다. 예배당인 강당이 가까워지자...어디선가 큰 전자음향과 함께 찬양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강당을 흘러 들어갔습니다.

야......강당으로 들어서자 말자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본...선교지의 작은 교회와는 달리...이곳은 대규모 부흥집회를 연상할 정도로 큰 예배당과 인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살렘교회의 모습...선화와 김동환 선생님 사모님인 숙희 선생님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강당 앞에는 넓은 강단이 놓여 있고 그 위에서 수많은 악기 연주자들과 찬양 인도자 그리고 찬양하는 사람들이 찬양을 이끌고 있었고 강당 안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찬양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도 있듯이 강단 정면에는 다양한 색상의 천을 내려 걸고 있었고 뒤쪽에는 악기의 음향을 조절하기 위한 믹서기와 엔지니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까작스딴에 어울리지 않는다 싶을 정도로 대형화된 교회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둘러 본 건 아니지만 까작스딴의 찬양 형태도 최근 한국에서 이미 정착된 대규모 찬양 집회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건...찬양 인도자였는데...20대 말이나 30대로 보이는 자매의 열정적인 멘트와 찬양인도는 이 나라 말을 하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이끌 만한 강력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까작인의 교회이니만큼...러시아어를 사용하지 않고 까작어로 찬양하고 설교하고 기도하고 있었는데....강당에 들어서서 그 모습을 지켜 보는 저 역시...어느 새 다른 회중들과 하나가 되어 갔습니다.

특이한 것 중 하나는 찬양 반주자 중...percussion  연주자가 따로 있어서 드럼이나 다른 타악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신디사이저의 percussion mode만 가지고 ...너무나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리듬을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라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 했는데..나중에 알고 보니..모두 이 교회의 교인들인 까작인이고..스스로 연습하고 공부해서 저렇게 훌륭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까작인은 한국인처럼 음악을 좋아하고 경쾌한 리듬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는 게 정말 실감이 갔고...이들의 찬양 반주도 미국의 호산나 인터그러티 뮤직의 오리지날 반주를 연상할 만큼 깊이가 있고 훌륭했습니다.

1시간 정도의 열정적인 찬양순서가 진행되는 동안...전 조용히 낯익은 찬양멜로디에 한국어 가사를 붙여가며 따라 불렀습니다. 모두가 까작어로 찬양하지만...전 한국어로 우리에게 익숙한..."주의 이름 높이며...."."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을 불렀습니다. 이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비슷한 찬양으로 하나님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날 너무 기쁘게 했습니다.

찬양이 끝나고 말씀이 선포되기 전...까작스딴을 찾은 다른 나라의 선교팀들이 강단에 올라왔습니다. 이 날은 미국의 선교팀이 올라와 무언극과 비슷한 performance를 보였고 하와이 열방대학에서 왔다는 한국 선교팀이 소개되었습니다. 먼 이국에서 한국팀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그 자체만으로도  궁금하고 관심이 갔습니다. 그들은 영어로 된 복음송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지는 가운데...몸동작으로 그 가사 내용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정말 이런 선교지에선 이런 몸동작이 참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한국어로 이 찬양을 했다면...이렇게 이 사람들에게 강하게 와 닿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 날의 설교도 까작어로 진행되고 러시아어 통역이 병행되었습니다. 제가 알아 듣지 못하는 까작어를 듣고 있으려니까...누군가가 한국어 통역기라면서 작은 통역기를 건네 주었습니다. 이 통역기의 이어폰을 부착하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설교 내용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었는데...이 통역은 주민호 목사님의 사모님이 조용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살렘 교회의 예배 시간은 평균 3시간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집중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듣는 이들도 잇었습니다. 전 강당의 우측 제일 뒤에 서서 이 현장을 목도하였습니다. 제 옆에는 앞에서 말씀드린 주민호 목사님이 서서 예배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작년 실크로드 2000 이라는 대규모 전도 집회가 이 까작스딴에서 이루어지고 난 뒤...기독교를 압박하는 종교법이 준비되는 등...선교활동을 방해하려는 각종 제제가 가해지기 시잣했다고 합니다...이 때문에 주목사님은 이 교회의 설교 목사로 등록하지 못하고 이렇게 뒤에 서서 예배를 드리고 계시다고 합니다. 사실 실크로드 2000 이후 까작스딴 선교 방법에 많은 변화가 일었습니다. 하지만 주목사님은 여전히 성경공부를 인도하시고 크고 작은 예배를 섬기고 계시다고 합니다.

턱수염을 기르신 40대로 보이는 목사님은 한 눈에 척 봐도 열정적인 분이란 걸 금새 알 수 있었습니다. 찬양 중 "오...주의 나라가 임했네..." 의 가사가 울려 퍼지자...갑자가 뒤돌아 절 보시더니...덥석 손을 잡으시고...자신의 가슴을 치면서  "하하하...하나님의 평강이 제 맘에 임했습니다." 라고 외치셨죠...순간 전 당황했지만....이 분이 얼마나 마음을 열고 사시는 호탕한 분인가 알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 주목사님이 까작스딴에 들어오실 때만 하더라도 이 까작스딴에 예수 믿는 까작인은 한 명도 없었는데..이제 이렇게 수많은 까작인들이 예배드리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계시는 목사님의 마음은 미루어 짐작할 만 했습니다.

살렘 교회에서 형민이를 안은 선화가 주민호 목사님과 얘기하는 모습.

옆의 사진에서 선화와 얘기하고 있는 분 이 주민호 목사님이십니다. 자녀들의 교육문제나 초기 사역의 어려움을 뒤로 한 채 묵묵히 하나님만 바라 보고 살아간 10년의 세월이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이셨습니다.

예배 시간의 후반부에 이르자 형민이가 지쳐서인지 칭얼거리기 시작했고 전...강당 뒷편의 조그마한 방으로 들어가서 예배가 마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 방에서 예배 후 성도들이 나누게 될 마른 빵 덩어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마른 빵을 보자...제 마음은 더 감격에 빠졌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저 마른 빵 몇 조각을 얻어 먹으려고 이곳으로 오는 건 아닐텐데.... 주님이 주시는 양식이 얼마나 갈급하기에 이 무더위에 이 곳을 찾아와 이토록 목이 터져라고 예수 이름을 외칠까...."  이런 생각이 들자...목이 메였습니다.  너무나도 편하디 편한 교회생활을 했던 우리에겐 오히려 이 황량한 까작스딴의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큰 도전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배가 마칠 무렵...처음 교회에 나온 분들을 환영하고 기도하는 순서와 특별 광고들이 이어졌고 이어서...특이한 광고가 주어졌습니다. "아이들을 강당 앞으로 다 보내 달라" 는 내용이었습니다. 궁금한 맘으로 뭔가 해서 봤더니...온 성도가 까작스딴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수 많은 아기들이 엄마 등에 업혀서...엄마 손에 이끌려 강당 앞으로 나왔고...선화도 형민이를 안고 강당 앞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강당의 모든 사람이 합심해서 기도했습니다. 이 날 예배의 분위기는 마치...이 세상에서 드리는 마지막 예배를 참석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로 진지하고 엄숙했습니다. 모두가 까작의 아이들을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잊혀진 땅...까작스딴의 미래를 주십시요..이 아이들로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해 주십시요...."

강단 위에서 까작말로 목사님이 간절히 울부짖는 걸 들으면서 저 역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아이를 위한 전교인의 특별한 기도...선교지  까작스딴에서는 한국의 우리가 오히려 배워야 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주민호 목사님은 올해 이 곳을 떠나신다고 합니다. 이 교회는 현지 사역자에게 넘겨지고 살렘교회는 이제 진정한 까작인의 교회로 계속되어 진다고 합니다. 주목사님 가정은 또 다른 사역지를 찾아 가시려 한다는 얘기를 누군가로부터 들은 뒤....이름없이 빛도 없이 아골 골짝 빈들에도 찾아가는 전도자의 참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이 땅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강한 도전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배가 마친 후....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학 강당을 빠져 나왔지만.... 선교 현장에서 마주 친 너무나 크고 훌륭한 예배에 참석했다는 감격에 내 맘은 그 곳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ps)...살렘교회가 더욱 든든히 서 가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주목사님 가정에 하나님의 평강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200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