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7. 14. 주일>

교회를 찾아라.

아침 일찍 일어나 어느 교회를 가야하나하고 전화번호부를 뒤적였다.   Bethel Korean baptist church,  ** presbyterian church, 등등 여러 곳을 눈여겨 두었으나 다 모르는 거리에 있어서 가기 힘들 것 같았다. 결국 Dr. Yoo에게 전화를 했다. 이 호텔 근처, Wilder St. 에 있는 International Methodist Church-알고보니 그리스도 연합 감리교회였다-라는 한인 감리교회를 소개해 주셨다. 나, 명자, 미애, 현정이와 같이 택시를 타고 갔다. 현정이는 교회다니지 않지만 그냥 따라왔다. 택시비는 2.6$나왔는데 난 5$ 지폐를 주었다. 기사가 Keep the change?   하길래 나머지 2.4$ 다 가지려고 하는 줄 알고 순간 당황했었다. OK.라고 얼버무리는데 나머지 2$를 내 주셨다. 40센트만 팁으로 준 것이다.

감리교 예배는 처음인데 공교롭게도 성찬식 날이어서 더욱 좋았다. (외국 영화에서 보듯이 모두 차례차례 단상 앞으로 와서 동글 납작한 밀가루 떡과 포도주를 받아먹었다. 그런데 우리처럼 세례자에 한하지도 않았고 오랜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다. 아마 매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예배 순서도 조금 특이했는데 설교 전에 광고 순서가 있었고 우리는 처음 온 사람이라고 환영을 받았다. 조개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셨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성가대. 곡과 화음이 너무 절묘하고 아름다웠다. 예배후에는 목양실에서 목사님과 인사도 했는데 청주에서 휴가온 가족과 함께 인사했다. 이렇게 어디서든 '주예수'의 이름 하나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알고 보니 이 교회가 한국 기독교 해외 첫 설립 교회이며 이승만 대통령이 계시던 교회의 전신이었다.

Pagoda 호텔로 돌아올 때는 어떤 집사님이 태워주셨다. 처음으로 벤츠를 타보았다.

오후엔 Honolulu Zoo에 갔고....

저녁엔 우리 host family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Rich는 우리 호텔 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Mark라는 인상좋은 아저씨와 같이. 우리 식구 4명(진주 간전 2명, 동의대 1명,그리고 나)과 Rich, Mark와 식사를 했다.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것 같았지만 Mark의 재치와 Rich의 부드러움으로 곧 편해질 수 있었다. 그의 집에 딱 들어서니 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 2대의 그랜드 피아노. 마주 보고 놓여있었다. Rich는 음악가라고 한다. 교회 성가대를 맡고 있기도하고 성악 지도도 한다고 한다. Mark는 graphic designer(?)이라고 한다.

그들이 준비한 저녁은 rice-bean-chicken이었는데, 독특한 맛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함께 먹는 즐거움이 컸다. 식사후 Rich는 Top of the World, Memory, happy birthday등등의 곡을 재즈 타입으로 아주 멋있게 연주해 주었다. Mark는 자신이 그린 작품들을 보여주었는데 실물의 기하학적 모형이라 해야하나(미술 용어를 잘 모르니까)... 아주 세밀한 그림들이 대단했다. 또 뉴질랜드에 갔을 때 찍은 재미있는 사진도 보여주었다.

그들은 원래 하와이 사람들이 아니고 시카고에 살았는데 이 곳이 좋아 당분간 여기 산다고 한다. 평생 한 곳에서 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여기 하와이는 좋은 점도 많지만 오히려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기후는 좋고 어디서든 먹을 것 걱정할 필요없을만큼 풍요롭고 적은 인구에 집없이 밖에서 살아도 추위걱정도 없으니 사람들이 많이 게으르다고 한다. 따라서 거지도 많고... 그들은 얼마 살다가 또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인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은 자기의 재주, 재능들을 함께 나누고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교만함과는 다른) 그들도 CAPE의 자원 봉사자들이었는데 그런 사회단체와 연합하여 봉사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나도 내가 가진 경험들 작은 재주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또 돕기도 하고 그러고 싶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그런 것을 좋은 미덕으로 생각하지 분위기가 문제이긴 하지만....

오늘 그들과의 만남은 큰...큰....큰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나의 영어가 짧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감이 생긴다.

<1996. 7. 15. 월>

사람은 사람을 만날 때 가장 즐거운 것 같다. 여기 올 때는 좋은 경치화 새로운 것들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고 참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다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어제, 오늘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계속 생긴다.

오늘은 Nursing building in UH에서 강의를 들었다. 여기서 이루어지는 간호교육의 실제를 볼 수 있었는데 우리가 꿈꾸는 이상을 보는 듯했다. 액정 비젼을 통한 컴퓨터 시스템으로 강의하는 모습도 처음 보았고, 간호학 실습을 위한 실습실은 실제 임상가 똑같이 꾸며져 있었고 실습과 강의가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학제도 다양해서 2년제, 3년제, 4년제가 있었으며, 남학생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컴퓨터 실에 들어가 컴퓨터도 좀 만져보았다.

오후에는 선화, 미애와 Bishop Museum에 갔다. 여느 박물관과 크게 다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적도지방 특유의 풍습들과 하와이 왕국이 점차 유럽에 점령되어가는 과정이 잘 소개 되어있었다. 그리고 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중간 역할을 하는 거정이어서 그런지 한국, 중국, 일본의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역시 일본이 제일 큰 공간을 다음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잘 볼 수 없는 점이라면 이곳에 온사람들은 무척이나 진지하게 구경한다는 것이다. 작은 박물관인데도 몇시간씩이나 걸려가면서 하나하나 살펴보는 외국인들.. 우리도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열심히 Questionnaire에 답을 찾았다. 질문에는 What islands make up the "polynesian Triangle"?, Which Hawaiian king died without an heir?, Who is 'Queen Bee'? 등이었다. 이 문제들을 풀기위해선 설명 하나하나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Meeting with nursing students at pizza Hut.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색하면 어쩌지? 하는 고민은 괜한 것. 난 우리 학생들 5명과 Ronnie, Journey등과 같이 앉았다. Ronnie는 coversation partner로 자원봉사하는 학생인데 smart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영어를 못해서 내가 주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나도 잘 하는 것은 아닌데 상대적으로 조금... Ronnie는 내 영어 실력이 좋다며 계속 공부하록 격려해 주었다. Ronnie는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한국에 여자 친구도 있다고 한다. 이선희 노래도 알고 있었다. 그 여자 친구가 자기에게 '웬수'라고 부른다며 무슨 뜻인지 물었다. 우리는 enemy와 비슷한 말이지만 친한 사람들에게 부르는 애칭의 일종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간호학을 하는 남학생들과도 이야기 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저음이고 많이 굴려서 무슨 말인지 여러 번 물어야했다.

마치고 Ronnie가 자기 차로 데려다 준다고 해서 우리는 6명이나 같이 탔다. 가다가 Waikiki로 드라이브 가자고 우리가 제안했고 Ronnie도 동의했다. 그런데 차안에서 우리끼리 한국말로 막 떠드니까 Ronnie는 상당히 어색하고 긴장하는 것 같았다. Korean store에서 다른 사람들이 신기한 듯 새우깡이며 신라면을 하고 있는 동안 내게 와서 한국말로 이야기 하지말고 영어로 해달라면서 섭섭했다고 이야기 했다. 너무 미안하였다.

늦은 밤, 해변을 잠시 걷고 돌아왔다. Ronnie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한다. '나 새벽 3시까지 공부한다.'라는 말을 가식없이 한다. 그는 컴퓨터 계통 과목을 전공한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1996. 7. 16. 화>

Hawaii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SWIMMING

강의 후 미애, 선화와 Mission house Museum에 갔다. 우리의 선배 기독인들은 대단하였다. 이 하와이가 발견된 후 가장 먼저 발은 디딘이들이 역시 그들이다. 지금은 나무도 많고 길들이 정비되어있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나무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그들은 교회, 학교, 집을 짖고 그리고 복음을 전하였다. 그들의 씨앗은 지금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그 작은 큰 건물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Hawaiian hale 라고 쓰인 것이 있었지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추측하건데 시청 같았다. 친절하고 상냥한 아저씨에게 설명을 듣고 Hale가 building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긴 시청이 맞았다. 우리에게 Japanese냐고 여느 다른 사람들 처럼 물었다 Karean이라고 하니까 자기도 1달 정도 대구에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알고 한국에 다녀갔다. 그러나 여전히 First Question-Are you a Japanese?구들과 헤어져 혼자서 Waikiki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ABC store(하와이에서 가장 유명한 편의점인데 일본사람이 개척했다고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그리 크지는 않지만 각종 물건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개척 당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해 질 수 있을까 하여 ABC라는 이름을 붙였고 지금은 상당히 유명해 져서100미터 안에 10개 정도는 이 가게가 있는 것 같다. )와 상점들, 모양이 이쁜 가게에 들러서는 책갈피를 선물용으로 3개 샀다.(3개 6.21$)
오후 늦게 해변에서 내영이과 영주를 만나서 Waikiki에서 수영했다.. 해가 져서 뜨겁지 않았고 파도는 높아져서 아슬한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저녁은 안혜경 조교선생님과 동의대 전 교수님 방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을 초대해 주셔서 함께 먹었다. 삼겹살을 대신한 베이컨과 된장찌개를 가장한 된장국으로....

<1996. 7. 17 수>

Kuakini Medical Center는 노인 병원이다. 그곳에는 Day care , intermediate care, intensive care 등으로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었다. 병동의 구조도 아주 세밀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호실표시도 층마다 달랐는데 심한 노인환자가 있는 병동은 아주 크게 적혀 있어 눈에 잘 들어오게 해 놓았다. party, play,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었다. 또 하나 인상깊은 것은 그 큰 병원의 힘은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라는 것이다.

오후에 내영이와 restaurant에 갔다. 다른 친구들은 별로로 생각했지만 우리는 꼭 한번쯤은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조금 점잖은 복장으로 갔다. Waikiki saratoga st. 에 있는 Buzz's stake & sea food라는 곳을 찍었다. (coupon book을 보고) 처음으로 음식점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상당히 긴장이 되었다. 그리나 waiter가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연신 우리보고 예쁘다고 했다. 일본사람이냐고 또 질문을 받았다. 처음에 음료수는 뭘로 하겠냐고 하길래 '여긴 뭐든 따로 계산이야'라며 우린 그냥 "Just, ice water."했다. 그랬더니 테이블에 있는 종이를 보여주며 이건 공짜라는 것이다. 그레서 난 Melon Mequin을  내영이는 또 뭔가를 시켰다 약간의 알콜이 들어있는 것 같았는데 맛은 좋았다. 내영이꺼보다 내 음료가 더 맛있었다.

Main dish로 난 mini  stake, 내영이는 hamburger stake 종류를 시켰다.(벌써 기억이 안난다.) salad도 시키고 고기는 very well-done으로... 맛있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았다. 디저트로 커피를 마셨다. 연신 인상 좋은 총각이 와서 필요한 것 없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도 부산을 안다면서 친한 척 한다.

식사는 잘 했는데 값이 만만치 않다. salad 각각 3.5$ 커피 각각 1.5$ 고기, 내영이랑 합해서 32$ 인데 tip까지 하니까(salad 하나는 coupon으로 해결) 45$ 정도 된다. 무척 비싼 저녁을 먹은 것이다.

저녁 8시에 Rich와 약속이 있었는데 정류소에 잘 못 내리는 바람에 10분이나 늦었다. 우리의 오늘 목적지는 Aloha Tower. (부산의 용두산 타워와 같이 하와이의 상징 탑이다.) 가는 길에 큰 rocord에 가서 CCM tape 들을 찾아보았는데 태성이에게서 들었던 Ron Kenoly의 sing out을 발견했다. 그런데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사지는 않았다. 나중에 다시 가봐야겠다.

밤에 본 Aloha tower. 9시에 elevator 운행이 끝나기 때문에 늦게 도착한 우리는 올라갈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주변이 참 좋았다. 바다도 그렇지만 많은 야외 bar들, 즐거워하는 사람들, 은은한 불빛, 그리고 곡이 좋은 라이브 노래들.... 무척 행복했다. 그리고 이쁜 가게들이 많았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뒤에 자석이 붙어있어서 냉장고 등에 붙일 수 있는 장식품 파는 곳이었는데 사방이 각종 모양들로 가득했다. 깜찍한 것, 소리나는 것, 야한 것 까지. 너무너무 이뻤다.
오는 택시에서 좋은 음악이 나와 기사에게 앨범 제목을 물었다. 잘 못알아 들어서 중간에 Rich가 거들어 주었다. Natural Piano라는 title을 가진 piano곡집이라고 한다. record 가게에서 찾아보아야겠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날 감상에 젖게 한다.

Rich는 참 좋은 아저씨이다. 예술가의 모습이 배어있다. 가기 전에 한 번 더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