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여행기 4  겨울 궁전, 에르미따쥐 박물관, 그리스도 부활 사원 (상뻬쩨르부르그 #3)

3 일째(10월 19일 주일): 상뻬쩨르부르그 시내

전 날 외곽 지역인 빠블롭스크를 다녀온 덕에 오늘은 여유있게 도심을 돌아보면 되는 여유있는 날입니다. 어젠 비가 제법 많이 왔었는데 오늘은 맑은 날씨였죠. 늦게 일어나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우리 호텔의 이름은 "모스크바"입니다. 언젠가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면서 "모스크바" 라고 했더니 택시 아저씨가 잘 못 알아듣더군요. "마스크바-" 라고 마지막 음절에 강세를 줘야 제대로 알아 들었습니다.  

글세요...사진을 보면 분위기가 어두운데 사실 호텔 안의 조명이 너무 어두운 것 같았습니다. 뭐...우리 나라도 호텔 조명이 그렇게 밝은 건 아니지만...그래도 여긴 너무 어둡게 하는 것 같더군요. 아마 요즘 나오는 디카로 찍었더라면 더 밝았겠죠?

뻬쩨르부르그는 러시아 제 2의 도시로서 역사를 바꾼 혁명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도시 중심부에는 18, 19세기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격동의 시대를 넘기고 남아 있는데 러시아를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죠. 100개 이상의 섬과 365개의 다리에 의해 연결된 물의 도시(북쪽의 베니스) 이며 백야인 여름에는 북극의 오아시스라 불린답니다.

뻬쩨르부르그 도심 일부 지도입니다.

루터교회 앞에서

이 날은 주일이기 때문에... 교회를 찾았습니다. 정교회 뿐일텐데...다행히 루터교회를 찾을 수 있었고 그 곳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곳에서의 예배 경험도 특이했습니다. 예배 도중에 초를 켜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따로 주일 학교를 하는 것도 그렇고... 동양인인 우리들에게 관심을 보이던 눈빛도 기억납니다. 살짝 동영상을 찍기도 했었거든요.

 

늦가을의 뻬쩨르부르그는 쌀쌀했습니다. 날씨는 무척 맑았지만 알싸한 기운이 늘 감돌았죠. 형민이는 빨간 모자를 덮어 썼지만 시은이는 대책 없이 바람을 맞고 다녔죠.

뻬쩨르부르그 도심은 고풍스런 도시였습니다.  우리는 네프스키 대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이 주변에도 몇 군데 볼거리가 있기 때문이죠. 작가 고골리가 유럽에서 이처럼 멋진 거리는 없다고 극찬했다는 거리죠. 백야 때의 새벽은 연말 연시에 도로 양쪽 건물들을 이어 만드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유명하다네요. 3개의 운하(모이카, 그리바이도바,환탄카) 가 도심을 가로 질러 네바강으로 흘러 들어 가는 이 도시는 19세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높지 않은 건물들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 이야기의 조각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네프스키 대로를 따라 가다가 우린 까잔 성당을 발견했습니다.

64m 높이에서 반짝이는 십자가를 가진 까잔 대성당은 이반 뇌제의 군대가 까잔을 습격했을 때 획득한 성모 성상을 기념하려고 지은 신전입니다. 황태자 시절 로마를 방문해서 웅장한 성 베드로 성당을 봤던 빠벨 1세가 이와 비슷한 석조 대성당을 뻬쩨르부르그의 간선 도로에 세울 것을 명했다 합니다. 1801년에 기공식이 거행되었고 10년 뒤 헌당되었는데 베드로 대성당 원형을 답습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식 신전의 독특한 형태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대성당에는 원수이자 최고위 공작이던 꾸뚜로프스멘렌스키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고 그 기념비도 서 있습니다.

맑은 날의 까잔 대성당

뒤로 까잔 성당이 보입니다.

좌: 까잔 성당 성상 '무서운 심판의 일부'   /     우: 까잔 대성당 내 중앙 공간

 

여기가 뻬쩨르부르그의 역사적 중심지인  궁전 광장입니다. 웅장한 참모 건물, 윗 부분에 천사 형상이 있는 화강암 한 덩어리로 만들어진 기둥, 근위병 학교 본부 건물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죠.

형민이 뒤로 보이는 건물이 참모 본부 건물인데 건물 위 조각이 특이 합니다.

참모 건물 위의 문양...멋있죠?

 

광장 한 가운데 서 있는 화강암 기둥 꼭대기 천사 형상입니다.

궁전 광장의 또 다른 사진입니다.

참모 건물 위에서 내려다 본 궁전 광장의 모습입니다. 멀리 천사 기둥 뒤로 겨울 궁전과 에르미따쥐 건물이 보이죠?

 

광장의 참모 본부 맞은 편에는 겨울 궁전과 에르미따쥐 박물관이 있습니다. (사진)

겨울 궁전은 1754년  건축이 시작되어 1762년 에카쩨리나 2세 통치기에 완성되었는데 암석으로 된 장식용 조각 작품들이 박편 구리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변함없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후 건물들이 추가로 지어지다가 1837년 화재 이후 새롭게 단장되었다고 합니다. 겨울 궁전의 크고 작은 방들을 보면 황가의 궁중 생활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은 길이가 약 200 m,  폭이 100 m, 높이가 30 m 인데 1,057개의 방과 117개의 계단과 1,786개의 문과 1,945개의 창문이 있다 합니다.

궁전의 네바 강 쪽 면을 연결하는 선을 따라 두 개의 에르미따쥐 건물이 서 있는데 에카쩨리나 2세가 수집한 미술 작품이 많아짐에 따라 기존의 소 에르미따쥐 건물(1764-1768) 옆에 대 에르미따쥐 건물(1771-1787)이 건축했고 이후 에르미따쥐 극장(1783-1789)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대영박물관,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불리우는 에르미따쥐 박물관 앞에 서 있습니다.

아침부터 계속된 강행군... 4살된 형민, 2살된 시은이를 데리고 산모와 함께 낯선 도시를 돌아 보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죠. 우린 에르미따쥐 박물관에 들어가자말자  일단 매점으로 가서 휴식도 하고 간단한 점심도 해결했습니다. 햄버거와 콜라... 관광객은 언제나 이렇습니다.

겨울 궁전의 정면 계단입니다. 요르단 계단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정말 멋진 곳입니다. 시은이를 안고 난간에 서 있네요.

:겨울 궁전, 황금 응접실

에르미따쥐 신관, 라파엘 주랑

 

에르미따쥐에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진품이 있습니다. 1660년대 말에 그려진 작품이죠.

 

진짜 원본이죠.  

겨울 궁전, 소옥좌 홀

겨울 궁전의 여기 저기서 황실의 모습들을 봤는데...글세...우리 나라 경북궁을 찾는 외국인도 이런 기분일까요?  

특히 형민이는 에르미타쥐 박물관이 영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건물도 엄청나게 크고 복도도 미로처럼 많은데 그림이나 조각상만 가득하고 어린 형민이를 흥미를 끌 만한 것들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4세, 2세 아이들에겐 박물관은 영 아니었죠.

에르미따쥐 박물관을 나온 우리는 "그리스도 부활 사원(피의 구원 사원)" 으로 향했습니다. 최고 높이 81m 의 이 건물은 농노 해방으로 러시아 역사에 길이 남을 알렉산드르 2세가 테러범에 의해 피살당한 그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황제는 당일 사망하였는데 그의 26년간의 통치를 기리는 의미에서, 또 황제 살해라는 죄악을 범한 자의 속죄를 위하여, 국민이 낸 헌금을 가지고 세워졌다고 해서 '피의 구원' 이라는 속칭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 부활 사원 앞에 서 있는 선화와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바로 앞에는 거미줄 같이 얽힌 운하들이 지나가고 있어 더 이국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1883에서 1907년까지 24년 걸려 완공된 이 건물은 전 러시아 건축 예술을 함축한 걸작이죠.

 대성당의 내부 공간은 방주 형태이며 성경의 주제를 사용한 모자이크 작품들로 빽빽이 덮여 있습니다.

 그리스도 부활 사원 안과 입구에서...

그리스도 부활 사원의 이모 저모

그리스도 부활 사원(피의 구속의 사원)

 

 그리스도 부활 사원 앞의 그리보예도프 운하입니다. 1739년에 완성된 것으로 20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고 하네요.

이 날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가 다 차서 메모리 카드를 사기 위해 도심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도 그 카메라에 맞는 메모리 카드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의 우수한 디지털 환경을 얘기하며 머리가 추운 시은이 모자를 사기 위해 한 가게에 들렀습니다.

 

 그 곳에서 사진에서 시은이가 쓰고 있는 빨간 모자를 하나 구입했죠. 그리고 저녁 늦게... 숙소인 모스크바 호텔로 돌아 왔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탓에 녹초가 된 건...말할 나위도 없구요.

                                                                                                                                                                        200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