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 석회가 많이 들어 있다던데...

까작스딴의 상하수도 보급율은 전국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아스타나(Astana)' 나 '알마티(Almaty)' 같은 대도시 아파트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수돗물에 포함되어 있는 다량의 광물질 이지요.

저희 가정은 형민이가 7개월 때.. 시은이도 2개월 때...까작스딴으로 왔기에 아기 분유물로 사용할 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젖병을 수돗물로 씻어 보면 말리고 난 젖병 안쪽에 하얀 가루들이 얇게 발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정수기로 거른 물로 행굴 때는 관찰되지 않는 공포의 백색 가루였습니다.

까작스딴은 유라시아 대륙 한 가운데 위치한 까작 초원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아주 건조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의외로 가습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광물질이 많은 함유된 물로 가습기를 사용하면 기계에 이 물질들이 침착되면서 자주 고장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공기중에 함께 분무될 석회 가루나 기타 광물질에 대한 염려 때문에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알러지나 호흡기 질환에 좋지 않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가족은 꼭 정수한 물로 가습기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 사는 까작스딴 수도 아스타나에서는 가습기를 어느 곳에서도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알마티에나 내려가야 한 두 개 정도 구경할 수 있는데...아주 비싼 가격에 형편없는 제품들이지요.

제가 경험하기로는 수돗물에 포함된 광물질(특히 석회분..) 문제가 심각한 곳은 내륙 스텝 지역이 더한 것 같습니다. 침켄트나 끄질오르다 같은 남쪽 지역이 알마티보다 더 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이곳 아스타나도 알마티에 비해 물 맛이 좋지 않습니다. 약간 짭짤하면서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교민들이 알마티에 모여 살고 있기에(알마티의 한인회는 1천명 정도이지만 아스타나의 한인수는 고작 30명 남짓입니다..) 알마티의 수돗물에 석회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까작스딴 전체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알마티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곳은 발쇼이 알마찐스끼 오제라(큰 알마티 호수) 등의 천산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내리는 물 들이기에 다른 지역보다 알마티의 물 맛이 더 시원하다는 것이 저희 가정의 경험담입니다.

하지만 알마티의 수돗물에도 석회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며... 주전자나 온수가 들어오는 파이프 입구에 허옇게 석회 가루들이 염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알마티의 한인들은 수돗물에 석회가 많이 함유되어 있기에 이 물을 자꾸 마시면 담석이나 결석 같은 것들이 많이 생긴다고 여기고 있고 실제로 알마티의 한카병원(한국-까작스딴 친선 병원) 을 찾는 한인들 중에서 담석을 확인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지라 단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석회 등의 광물질이 많은 이곳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정수기가 필수 입니다.

정수기는 이곳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독일제 '브리타' 정수기가 널리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대형 매장인 '람스토르' 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데 필터 가격은 한국과 거의 비슷해서 굳이 한국에서 사지 않고 이곳에서 구매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용기의 모양은 다양한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주전자 모양의 용기는 3만원 5천원인 걸로 아는데 이곳도 그와 비슷합니다. 필터는 한국에서 1만원, 필터 하나로 보통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2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수도꼭지에 바로 달아서 쓰는 정수기도 있는데 많은 한인들이 일본 National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어떤 가정에서는 이렇게 수도꼭지형에서 한번 거르고 또 브리타에서 다시 걸러서 먹기도 합니다. 정수에 신경을 쓰시는 분이 있다면 한국에서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정수기를 구입해서 오시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소가족이라면 이곳에서 정수기를 구입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2. 식수용으로 나오는 물을 사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사는 아스타나는 앞에서 말씀하신대로 광물질 함량이 높은데다 물 맛도 알마티보다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스타나 물 맛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끓이고 보리차를 넣어도 찝찔한 물 맛은 도저히 가시지 않았지요.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해결책은 음료용 물을 사 먹는 것이었습니다.

아스타나에는 '크리스탈 바다" 라고 하는 음료용 생수를 팔고 있습니다. 19 리터 짜리 큰 통 하나에 400텡게를 지불하고 있는데 우리 돈으로 약 3200원 꼴입니다. 집에 까지 배달해 주는데다 물 맛이 약수터 물 맛처럼 탁월한 탓에 주저없이 계속 이용하고 있습니다.

까작스딴  물에 문제가 있는 탓에 까작스딴 내에도 여러 생수 제조 회사들이 나와 있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생수들도 많이 들어와 있기에 식수로 사용하는 물(특히 아기 분유 물) 은 사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희가 마시는 크리스탈 바다는 아스타나 수돗물을 5번 정수한 것이라고 합니다.

옆 사진은 알마티 람스토르(유통 매장)의 생수 파는 구역을 찍은 모습인데..보시는 것 처럼 다양한 종류의 생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비싸고 맛있는 물로는 잘 알려진 에비앙(Evian), 비텔(Vittel) 등이 있지만 싸면서도 우리 입맛에 맞는 것도 있습니다. 저희 가정이 추천하는 물은 칼립소, 타사이...등입니다. 까작스딴에는 물이라도 가스가 포함된 물이 있고 포함되지 않은 물이 있습니다. 또 가스가 포함되지 않은 물이라고 표시되어 있더라도 마셔 보면 약간의 가스가 함유된 경우도 많아 몇 가지를 사 마셔 보고 결정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저희 경우에도 가스가 든 물은 처음에는 입가에도 대기 힘들었지만...더운 날, 땀을 많이 흘린 후 갈증이 심할 때는 의외로 맛있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이곳 생활에 적응되고 있다는 말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