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펴는 지하자원의 부국

알마아타(카자흐어로는 '알마티')는 러시아어로 '사과(알마)'의 '아버지(아타)'란 뜻이다. 가로수를 덩치 큰 사과나무가 대신할 정도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알마아타의 역사는 이 사과나무 굵기처럼 그렇게 깊지는 않다. 과거 카스피해에서 중국 톈산 북동지역까지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들이 잠시 쉬어가던 중간 기착지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00여년전 러시아 군인들에 의해 갑작스레 도시가 건설됐는데 그것이 알마아타이다. 이후 알마아타는 1998년 아스타나로 천도하기 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알마아타에 들어서면 낯익은 이름의 외국간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일본은 물론 특히 삼성, LG, 대우 등 한국 기업의 간판들을 흔히 접하게 되는데 그들이 이 곳에 있는 이유는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

카쟈흐스탄은 한반도의 12배에 이르는 영토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비철금속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자원의 보고인 셈이다. 광물 중 망간, 크롬은 전 세계 매장량의 3분의 1이 이곳에 있고 텅스텐, 납은 CIS전체의 절반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해 7월에 동카샤간에서 발견된 유전은 매장량이 120억 톤에 달해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발견된 유전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 하나로 카쟈흐스탄은 이란에 버금가는 세계 5대 석유자원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1천 500만명의 카자흐스탄은 국민 1인당 GNP가 1천 66달어에 불과할 정도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이는 옛 소련이 전략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이 곳에 산업 기반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자원과 기술이 결합하면 다루기 힘들어진다는 전략적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자원을 갖고도 쓸 줄 모르는 열등 국가' 라는 빈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개방 정책으로 외국 기업들이 앞다퉈 자원 개발에 뛰어 들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이 그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외국인 총 투자금액이 97억 달러(1995년 이후 집중)인데, 그 중 한국이 14억 9천 400만 달러로 미국(32억 6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경영하고 있는 제스카즈간 구리 광산의 경우 고용 인력만 6만명에 달해 카자흐스탄 최대 고용 업체로 자리하고 있다. 제스카즈간 시의 12만명 인국와 발카쉬시 6만 인구가 이 광산 하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 이외에도 lg와 대우전자, 대우자동차, 신동아 등이 진출해 있으며 알마아타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카자흐스탄의 카지노까지 한국인이 운영한다.

한편 카자흐스탄의 철도는 그 대부분이 옛 소련이 건설한 것으로 1991년 독립과 더불어 운영권을 넘겨 받았다. 그러나 경영 미숙과 투자여력 부족으로 현상 유지조차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시간 평균 거리가 1천 kM에 이를 정도가 땅이 넓다 보니..관리가 어렵고 이에 정부가 나서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체 공공부문 고용의 절반 이상을 철도가 차지할 정도로 비효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총연장 1만 5천 kM 의 철길이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연결돼 있으나 중국과 철도 운행이 이뤄진 게 10년 전이고 투르크 메니스탄과는 불편한 관계 때문에 단절된 상태이다.

카쟈흐 물류대학 알렉세이 다부도비치 모나스트르스키 부총장은 "시설 낙후에도 불구하고 철도가 전체 물류 수송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면서 "유럽 은행의 투자로 3년전부터 알마아타에서 아스타나까지 시설 현대화 작업을 하는 등 외자 유치를 통한 시설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