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위치  

카자흐스탄은 구 소련 공화국 중 하나였다가 1991년 독립한 신생국이다. 면적은 남한의 26배로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큰 나라이고 인구는 한국의 3분의 1이 채 안되는 1,530만에 불과해서 호주, 캐나다와 함께 인구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이다. 카자흐스탄은 국토의 상당 부분이 불모지에 가까운 스텝 지대이고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은 국토의 가장자리에 흩어져 있어 중앙에 불모지를 두고 해안선에 인구가 주로 사는 호주, 캐나다와 유사한 자연 환경을 가졌다.

  독립 이후 10 여년간 카자흐스탄의 인구는 유럽계(주로 러시아인, 독일인)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지속되어 점차 감소하다가 경제가 연 10%에 육박하는 성장을 시작하는 2000년을 기점으로 인구 감소율이 줄어들어 2002년부터는 인구가 연 1%씩 늘어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130개 가까운 다민족이 살고 있는데 카자흐인이 절대 과반수인 57%, 러시아인이 27% 이고 그 외 우크라이나, 우즈베크, 독일, 타타르, 위구르인에 이어 10만의 고려인이 아홉번째로 큰 소수 민족 집단을 이루고 있어 우리와도 연관이 많은 나라다.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에프 주기율표에 나오는 화학 원소가 거의 망라되어 있을 만큼 자원의 보고이다. 원유와 가스도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데 텅스텐의 매장량은 세계 1위, 우라늄과 크롬은 세계 2-3위 매장량을 자랑한다. 그밖에 카자흐스탄의 국토의 대부분이 스텝 지대와 산악 지대로 되어 있지만 일본의 전체 면적과 비슷한 38만 Km 의 경작지를 보유하고 있어 연간 1,500 만 톤 정도의 밀 등 곡물을 생산하는 세계 10대 식량 수출국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성은 전략적 위치이다. 카자흐스탄은 북으로는 러시아, 동쪽으로는 중국, 남으로는 우즈베크,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같이 하고 있고, 서쪽 국경은 카스피해에 연하고 있어 바다를 통해 아제르바이젠, 이란과의 교통로가 열려 있다. 실크로드 북로를 이루고 있던 카자흐스탄 서북쪽에 위치하는 우랄스크는 우랄 산맥의 남단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 카자흐 민족 특유의 외부 문화에 대한 개방성, 관용성이 더해져 카자흐스탄은 동서를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로 등장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수도 아스타나에 새로 설립된 대학이 유라시아 대학(Eurasian University) 로 명명한 것은 동서간 교량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카자흐인의 의식을 반영한다.

 국제 원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2000 년이 연 10%에 육박하는 카자흐스탄 경제 성장의 사실상 원년이었고 그 이후 매년 10%에 가까운 경제 성장을 거듭하여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민 소득은 2007년 말 현재 구 소련 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국가 중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7,000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개발 중인 카스피해의 해저 유전 생산은 2010-2011년 본격화할 전망이고 2015년까지는 현재 하루 130만 배럴인 산유량이 약 300만 배럴이 넘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15-20년간 경제 성장 잠재력은 막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래서 이미 카자흐스탄을 소위 미래의 이머징 마켓을 지칭하는 BRICKS(Brazil, Russia, India, China, Kazakhstan, South Africa) 의 일원에 포함시키는 이도 있을 정도다.

  자원 부국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위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 은 석유 등 지하 자원 한 가지에 과다하게 의존하여 경제가 급성장할 경우, 자원 수출로 과도한 외화가 유입되어 실질 환율이 상승해 제조업과 같은 여타 부문의 국제 경쟁력을 해치고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가 자원 일변도의 불균형적인 양상을 보여 한정적인 자원이 고갈될 경우 더 이상의 경제 발전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카자흐스탄은 이러한 자원 부국이 빠지기 쉬운 함정의 위험성을 잘 깨닫고 있는 나라이다. 카자흐스탄은 에너지 자원에서 얻어지는 수입을 각종 국가 기금에 축적하여 원유가가 내리거나 자원이 고갈되는 미래에 대비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제조업 등을 선정하여 산업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국가 발전 계획의 화두는 2015년까지 WEF(World Economic Forum) 기준 세계 50 대 경쟁력 국가 진입이다. 2006년 현재 카자흐스탄은 이미 WEF 기준 경쟁력 순위가 세계 56 위로 러시아를 크게 앞서고 있다.

  한 기자 회견에서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미 카자흐스탄의 경쟁력 순위가 목표치에 근접했는데도 왜 2015년까지 50대 경쟁국 진입을 화두로 삼는지에 대한 질문에,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은 자원 등 특정 부문의 발전 만으로는 이룰 수 없으며 다변화된 산업 구조를 발전시켜야만 달성 가능한 것이라고 하면서, 아직 카자흐스탄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답변했다. 이 나라 지도층의 현실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중아 아시아의 중심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조건을 골고루 갖춘 카자흐스탄이 에너지 부문 뿐만 아니라 IT, 금속, 석유화학, 식품 가공, 건설, 금융, 관광, 물류 등의 산업을 고루 발전시켜 향후 10년 이내 세계 50대 경쟁력 국가로 진입하는 것은 무리한 꿈만은 아닌 것 같다.

                                                   - 2006. 중앙 아시아의 대국, 카자흐스탄


- 2010년 현재, 카자흐스탄은 OSCE 의장국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