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선교 15년] 높아지는 종교 장벽…목회·전문인 선교 힘 합쳐야

 

‘…스탄’으로 끝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에서 한국 교회가 선교를 시작한지 15년을 넘어서고 있다. 소련의 해체로 속속 독립국가가 된 이들 나라에서 사역중인 한국인 선교사들은 부부선교사 독신선교사를 포함,이미 6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에서 선교적 이상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선교사들이 추방되고 있으며 종교법 강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본보는 중앙아시아 선교 15년을 맞아 현지 선교 상황을 점검하고 어떻게 새로운 선교시대를 열어갈 것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악화되는 선교지 상황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공식적으로 선교의 문이 닫혔다. 선교사 비자는 더 이상 발급되지 않으며 그동안 호의적이던 비정부기구(NGO)에 대해서도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공개적인 설교나 성경공부는 중단됐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선교사 추방과 선교사에 대한 테러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타지키스탄에서는 예배 도중 폭탄이 날아들었고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교회에 화염병이 날아들기도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철권통치가 계속되면서 중앙아시아 국가중 복음 전파가 가장 원활하지 못하다. 전문인 선교사들이 회사를 설립할 경우 국가정보부 직원들이 그 회사에 취직,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국가별 협약에 따라 선교사가 일단 추방되면 이들 국가에 재입국하기 힘들다.

◇열정에 비해 체계적인 준비 부족했던 선교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민족 수는 120∼140여개에 달한다. 키르기스 카자크 우즈베크 타지크 투르크멘족 등 원주민을 비롯,중앙아시아 인구는 6500만여명으로 추정된다. 그 중 고려인은 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에도 못 미친다. 러시아인은 약 10%에 불과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중앙아시아 선교가 주로 고려인 러시아인에게 집중됐다는 것. 선교사들은 현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탓에 고려인을 통역자로 활용하면서 한계를 갖게 됐다. 선교전문가들은 “한인 선교사들이 이처럼 비교적 쉬운 상대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성과주의에 빠지게 된 것은 한국 교회의 잘못 또한 크다”고 평가했다. 후원교회가 빠른 선교 열매를 바랐기 때문에 언어 공부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려인과 러시아인 중심 사역이 고착됐다는 지적이다.

A선교사는 “현재 한인 선교사 가운데 원주민 사역에 뛰어든 선교사는 30%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B선교사는 “원주민은 고려인과 러시아인의 문화 적응 능력만큼 빠르지 않다”며 “전혀 다른 문화·종교·사회적 환경에 있는 원주민들 속에서 교회의 빠른 성장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옛 소련의 영향이 아직도 큰 터라 러시아어는 물론 선교 타깃인 원주민의 언어까지 구사해야 하는 언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기독교=러시아정교회’ 또는 ‘기독교=침략자의 종교’로 인식하는 원주민이 많기 때문에 선교 장벽도 높은 편이다.

◇다양한 전략 세우면 가능성도 크다

한인 선교사들은 교회개척과 신학교 사역,NGO 활동,성경번역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2005년 현재 한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개척된 교회는 98곳으로 전체 외국인선교사들이 세운 교회의 90%를 차지한다. 이주희 선교사 등이 중심이 돼 설립된 ‘키르기스스탄의 친구들’(FOK)은 한국어 교습,장애아·어린이사역,급식·구호·지역개발사역,커피하우스 운영 등 NGO 활동을 하면서도 지도자 후보생들을 발굴,훈련 교육시켜 가능한 한 이른 기간내에 현지인 리더들이 교회를 이끌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시급한 선교적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선교전문가들은 NGO 사역자와 선교사들간의 파트너십,현지인 지도자에게 교회 리더십의 조속한 이양,현지 교회의 자립도 증진,나라별 다수 민족에 대한 선교 역량 강화,사역 다변화를 위한 선교 인프라 구축 등을 꼽았다. 현지 정부가 탄압할수록 선교사들은 더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비자를 얻기 위한 선교사의 어설픈 비즈니스 선교와 선교사들의 도시 중심 거주사역도 지양해야 한다. 카자흐스탄의 한인선교사는 대부분 알마티 침켄트 아스타나 카라간다 우스치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녀교육 문제로 인해 선교사의 전략적 재배치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현지 교회를 위한 선교사들의 중재 역할도 요청된다.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현지 침례교회,예수그리스도의 교회,하나님의 성회,한인선교사가 개척한 교회간 협력이 필요하다. 침례교회는 경건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반면 오순절·은사주의 교회는 열정에 비해 경건성이 떨어져 오히려 선교에 장애 요소가 되기도 한다.

전호진 선교학 박사는 “앞으로 한국 교회와 선교단체는 선교사를 파송하기에 앞서 누구를 위해,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체 그림에 부합하는 목표와 그에 걸맞은 전략을 세워 현지의 눈높이에 맞춘 사역을 장단기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연 한국전문인선교협의회장은 “기존의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 재배치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목회자 선교사와 전문인 선교사들이 힘을 합칠 때 선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국민일보 0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