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와 백조의 호수

학교에서 발레 '백조의 호수'를 단체 관람한다는 얘길 듣고 우리 가족도 함께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형민이만 빼고)

저녁 시간인지라 식당에서 엄마랑 시은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시은이의 낌새가 심상치 않습니다.

시은이가 애지중지하는 햄스터 '해민' 이가 어제부터 잘 못 움직이고 힘들어하더니.... 이제 시은이랑 헤어질때가 되었나 봅니다. 햄스터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싶어서 시은이가 여기까지 데리고 나왔습니다.

다 쓴 쌈장 통 안에 누워 있는 햄스터... 가만히 보니 6-7초마다 한 번씩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호흡중추가 이제 거의 기능을 다 했나 봅니다. 사람으로 치면 "체인 스톡 호흡' 이라고 하지요. 그래도 햄스터를 혼자 내버려 두고 나온다면 외롭게 죽을 것 같아... 이렇게 시은이가 데리고 나온 겁니다.

힘내라... 시은아!

김치찌개를 먹고 성은이가 기다리고 있는 오페라 발레 극장으로 갔습니다.

아바야 명칭 오페라 발레 극장 80주년 기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고 합니다.

백조의 호수....

시은이로선 무대 아랫쪽에 자리잡은 오케스트라가 더 신기한가 봅니다. 햄스터로 인해 풀이 죽어 있던 시은이의 마음도 백조의 호수 때문에 조금 밝아졌나 봅니다. 마음이 여려서 마음 놓고 사랑을 주는 것도 조심하는 시은이... 햄스터는 말없이 시은이의 사랑을 모두 받아주던 대상이었습니다. 밤마다 해민이가 좋아하는 옥수수 알이나 좁쌀을 따로 준비하고 물도 따뜻하게 온도를 맞춰주고 때로는 눈을 맞추고 대화하던 시은이...시은이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데 힘들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길 응원합니다. 시은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