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으락의 개와 아이들

우리가 출석하는 교회는 알마티에서도 가장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샹으락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일이면 아이들은 이 허름한 장소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요.

모처럼 눈이 녹은 어느 날, 아이들은 갑자기 개 집을 만들어 준다며 여기 저기서 잡동사니들을 주워 왔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곳에 살고 있는 어미개와 강아지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아토스'라 불리는 어미 개와 강아지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원래는 새끼가 모두 8마리였는데 먹을 게 없어 1마리만 남기고 모두 다른 집에 줘 버렸다고 합니다.

가난한 집에 붙어 살고 있는 탓에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하는 어미개와 강아지를 주일마다 만나야 하는 일은 우리에게도 무척 안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건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겠지요.

주일마다 반갑다며 꼬리치는 아토스를 바라보며 '엄마가 밥을 먹어야 하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빵 조각을 손 안에 쥐고 나와 어미개에게 던져주곤 했습니다.  사실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먹을 게 없는 터라 사람이 먹는 빵을 어미 개에게 던져주는 것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처럼 눈이 녹은 오늘, 개집을 새로 만들어주겠다며 아이들이 나선 것입니다.

아이들은 언제 기회가 되면 아파트에 살지 말고 허름한 집에서라도 강아지를 기르며 살자고 조르곤 합니다.

날로 심해지는 빈부격차 속에서 배고픈 것은 사람들뿐만이 아닌 카자흐스탄입니다.  (알마티의 경우 인구의 35%가 절대 빈곤층 입니다. 물론 10% 정도는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   201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