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돈 받으세요

아이들과 떨어져 주말 부부를 한 지 5주째입니다.

간혹 밤 늦게 전화를 받습니다. 주로 목요일 밤인 경우가 많죠.이유는...형민이가 자기 전에 아빠가 생각난다며 울기 때문입니다.

형민:(갑자기 잠자리에 누워) 흐흐흑...

선화: "형민아, 왜 울어?..아빠 생각 나니?"

형민:(고개를 끄덕이며) 응...그리고 아빠를 꼭 안아주면 좋겠어요.

늘 형민이를 꼭 껴안고 잤습니다. 때론 형민이가 답답하다며 캑캑거리기도 했지만..그렇게 형민이를 끌어 안고 잠을 청할 때마다..마치 내가 품에 안긴 듯이 아늑하고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형민이도 그런 아빠가 생각났나 봅니다.

그 때마다 선화는 아빠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 줍니다. 울먹거리는 형민이와 전화 통화할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옆에서 안아 줘야 하는데...'

이번 주에는 아빠 병원을 구경한다고 선화와 아이들이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선린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이런 저런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선화가 제게 봉투 하나를 내 놓았습니다. "형민이가 이거 꼭 아빠에게 주고 싶대요. 아빠가 돈 없을까봐 걱정하나 봐.."

 

흰 봉투에는 '돈' , '아빠에게' 라고 적힌 형민이의 글씨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안에는 천원짜리 지폐 세 장이 들어 있었죠.

 

아빠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하는 형민이...형민이를 생각하면 가슴 한 편이 뭉클해지고 힘이 솟아 오릅니다.

가끔 형민이 배 아프다고 전화 올 때가 있습니다. 어제도 유치원에서 돌아 오는 차 안에서 어떤 꼬마가 형민이 배 위에 털썩 주저 앉는 바람에 집에 와서도 한참동안 울었다며(배가 아팠다네요...) 선화에게서 급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자식은 이렇게 소중하나 봅니다. 우리들의 부모님도 그러셨겠지요... 우리 하나님도 그러셨겠지요...

올 초 형민이가 아빠, 엄마에게 적은 글입니다. 보고 적은 글이 아니라..철자법도 틀리고 가족이 아니면 알아채지 못할 늬앙스의 글이지만 형민이가 마음을 담은 글입니다.

"엄마, 아빠에게...엄마, 아빠 나를 태어나게 하시고...나 일곱살 반에 들어가면 엄마, 아빠 말 더 잘 들을께요. 그리고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몸에 아픈 거 있으면 빨리 나으세요. 이 형민 올림"